갓 구운 빵을 반으로 갈랐을 때, 그 폭신한 속살을 보면 누구나 궁금해집니다.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했을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부풀까?”
빵이 부풀어 오르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닌, 과학적인 원리 덕분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비밀의 메커니즘을 쉽고 자세히 풀어봅니다.
인류는 처음에는 무발효 빵을 먹어왔다. 그러다 기원전 4천 년경 빵의 모습이 달라진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우연히 하루 묵힌 반죽이 부풀어 오르는 걸 발견하게 된다.
🧪 1. 빵 발효는 효모가 만든다
빵이 부풀기 위해선 **효모(yeast)**가 필요하다.
효모는 미생물의 일종이다.
반죽 속의 당분(sugar)을 먹고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와 **알코올(alcohol)**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을 **발효(fermentation)**라 한다.
발효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 효모가 당분을 분해한다.
- 이때 이산화탄소 기포가 생긴다.
- 기포가 반죽 속에 갇히며 반죽의 부피가 증가한다.
이산화탄소가 반죽을 밀어 올리는 힘이 바로 빵을 부풀게 만드는 원인이다.
기체는 대부분 굽는 동안 날아가지만, 그 흔적은 속살의 구멍으로 남는다.
🌐 2. 글루텐은 기포를 붙잡는 역할을 한다
빵이 부풀려면 기체가 반죽 속에 머물러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글루텐(gluten)**이다.
글루텐은 밀가루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다.
반죽 과정에서 **글리아딘(gliadin)**과 **글루테닌(glutenin)**이 결합하여 그물망 구조를 형성한다.
이 구조가 기포를 가두는 역할을 한다.
글루텐은 반죽에 탄력과 점성을 부여한다.
이 덕분에 반죽이 늘어나고, 기체가 도망가지 못하게 막는다.
글루텐이 부족하면 반죽은 부풀지 않는다.
따라서 글루텐은 빵을 만들 때 필수적인 성분이다.
밀의 글루텐 성분 덕분에 빵의 모양을 다양한 형태로 성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후 고대 이집트인들은 밀가루의 이런 특징을 이용해 다양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 3. 오븐 안에서 부풀어 오르는 현상은 오븐 스프링이다
반죽을 오븐에 넣으면 급격한 팽창이 일어난다.
이 과정을 **오븐 스프링(oven spring)**이라 한다.
40~50도에서는 효모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이 시점에 이산화탄소가 다량 발생한다.
이 기체가 글루텐 구조에 갇히면서 빵이 급속도로 팽창한다.
90도 이상이 되면 효모는 죽는다.
그 대신 단백질이 응고되고, 전분은 젤라틴화(gelatinization)되며 구조가 고정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바삭한 껍질과 폭신한 속이 있는 빵이 완성된다.
즉, 빵은 오븐에서 최종적으로 모양이 결정되는 것이다.
🧬 4. 밀가루가 특별한 이유는 글루텐 함량 때문이다
여러 곡물 중에서 밀(wheat)만이 빵 만들기에 적합하다.
그 이유는 밀가루에 충분한 글루텐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곡물은 글루텐 함량이 낮거나 아예 없다.
다른 곡물 보리, 호밀 등에도 글루텐이 있으나 밀가루를 부풀릴만큼의 글루텐은 밀가루 뿐이다. 글루텐이 없는 옥수수, 쌀, 메밀은 쫄깃하지 않고 모양을 잡기 어렵다. 그래서 글루텐 플리는 글루텐이 없는 현미나 옥수수를 이용해 만든 제품을 의미한다. 글루텐 프리는 식감도 푸석거리는 것이 특징이다.
글루텐 프리란? 식단
SNS에서 한 번쯤은 봤을 이야기다. 빵과 밀가루 음식을 줄였더니 속이 편해졌다는 사람들. 요즘 ‘글루텐 프리(gluten-free)’는 건강식 트렌드의 중심이다. 단순히 밀가루를 피하는 게 아니라, 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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